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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관광 3천만 시대, 여수 관광에서 답 찾아야
    사회 2026. 2. 25. 16:27

     

    이순신대교 아래 조성된 여수 낭만포차 거리

    [서드앵글]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제11차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외국인 방문객 3,000만 시대’ 개막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K-컬처가 전 세계적 팬덤을 형성한 지금, 관광 산업 활성화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자 절호의 기회다. 한국 관광의 질적 도약을 위해, 과거 정치부 기자 시절 목도했던 여수 관광의 흥망성쇠를 통해 민관의 올바른 역할을 제언하고자 한다.

     

    2012년, 세계적인 행사인 해양엑스포가 막 끝난 직후의 여수는 화려한 잔치 뒤의 쓸쓸함 그 자체였다. 당시 여수 지역구 의원을 인터뷰했을 때, 그가 내놓은 사후 대책은 실망스러웠다. 막대한 부채와 텅 빈 행사장 건물에 대해 “대기업에 대여하겠다”는 식의 실현 가능성 낮은 답변만 되풀이했다. 콘텐츠 없는 하드웨어의 한계를 보며 여수의 앞날이 캄캄해 보였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반전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가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젊은 층의 발걸음이 여수로 향하기 시작했다. 노래 한 곡이 지닌 문화적 힘이 수조 원을 들인 국제 행사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엑스포의 역할이다. 비록 개최 직후에는 비판받았으나, 엑스포를 위해 미리 닦아놓은 도로와 대규모 숙박 시설이 있었기에 여수는 갑작스럽게 몰려든 관광객을 수용하고 관광 도시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수 관광의 상징인 ‘낭만포차’를 둘러싼 잡음은 우리에게 또 다른 경종을 울린다. 비싼 가격과 부실한 메뉴,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며 ‘여수 토박이는 가지 않는 곳’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이는 관(官)의 과도한 개입이 낳은 부작용이다. 지자체가 메뉴와 가격을 일률적으로 정하고, 상인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시스템 아래서는 상인들의 전문성이나 장기적인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관이 가격과 메뉴를 통제하며 성공한 관광 명소는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다.

     

    여수의 사례는 명확한 교훈을 준다. 관광 산업이 성장할 ‘터전’을 마련하는 것은 관의 몫이다.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교통망 확충과 대규모 인프라 구축은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그 같은 터전 위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매력’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민간의 창의성에 맡겨야 한다.

     

    정부는 민간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부정한 행위를 감시·감독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관이 시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려 드는 순간, 관광의 본질인 ‘낭만’과 ‘개성’은 사라지고 획일화된 ‘바가지 관광지’만 남게 된다.

     

    K-컬처의 훈풍을 타고 한국 관광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대에 섰다. 정부는 든든한 조력자로서 인프라를 다지고, 민간은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로 승부하는 ‘민관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전 세계인이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관광 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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