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 이란 테헤란로 우정, 호르무즈의 시험대 올라사회 2026. 3. 26. 23:18

사이드 쿠제치 이란 대사 [서드앵글]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적대국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실무 합의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1962년 수교 이후 70여 년간 이어진 한·이란 관계가 단순한 경제 협력 단계를 넘어, 미·이란 갈등이 교차하는 지정학의 복판으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경제 혈맹에서 경제 제재로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시기, 한국은 이란의 인프라를 세우고 이란은 한국에 원유를 공급했다. 1977년 서울에 ‘테헤란로’, 테헤란에 ‘서울로’가 생긴 것은 양국 우호의 상징이었다. 이슬람 혁명 이후에도 양국은 실용외교로 관계를 유지했고, 2000년대에는 드라마 '대장금'을 비롯한 한류 확산이 문화적 공감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2010년대 미·이란 갈등이 고조되며 한국 내 이란 자금이 동결되고, 2021년 선박 나포 사건으로 외교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2023년 카타르 중재로 동결자금이 해제되며 관계가 개선되는 듯했으나, 2026년 현재 중동 불안과 미국 정권 교체는 다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쿠제치 대사 발언에 담긴 이중성
쿠제치 대사의 이번 발언은 “한국은 적이 아니다”라는 유화적 표현 뒤에, 한국의 외교적 선택을 재촉하는 압박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종전 조건’을 거부하며, 한국에 “미국 주도 합의에 수동적으로 동참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는 한국이 동맹 의무와 중동 실익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음을 정확히 짚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란 측이 요구한 ‘선박 명단 및 정보 공유’는 단순 행정요청이 아니라, 한국의 외교 기조를 가늠하는 상징적 시험대다. 이란은 한국을 기술협력과 교역의 통로로 여전히 중요하게 평가하며, 한국도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이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정부, 실용 외교로 균형 찾아야
우리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통항과 선박 안전은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이라며, 어느 일방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은 제재 완화 이후 협력 잠재력이 큰 국가지만, 한미동맹과 안보 공조 원칙은 흔들릴 수 없다”며 실용 외교 기조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정책과, 중동 내 자원·인프라 협력을 병행하는 ‘복수 외교 트랙’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단순 외교 이슈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 해상운송, 군사협력까지 얽힌 종합적 전략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금의 상황은 한국 외교가 ‘전략적 자율성’을 증명할 절호의 기로다. 미국과의 안보동맹을 분명히 하되, 70년간 쌓아온 한·이란 신뢰를 새로운 외교협력 모델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협의가 갈등의 불씨가 아닌 협상의 무대로 전환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테헤란로의 우정'으로 상징되던 두 나라의 관계가, 국제 정치의 복잡한 균형 속에서도 다시 한 번 실용 외교의 모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6년 3월 29일 일요일 운세 (0) 2026.03.27 2026년 3월 28일 토요일 운세 (0) 2026.03.27 ‘보수 심장’ 대구의 균열... 자멸했던 2014년 민주당 닮은꼴 (0) 2026.03.26 트럼프 종전 요구안, 이란 거부... 어떤 내용 담겼길래 (0) 2026.03.26 2026년 3월 27일 금요일 운세 (0)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