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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태 바라보는 미국의 3가지 시선 ‘보호·실리·무관심’사회 2025. 12. 28. 14:57

[서드앵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이 사건을 바라보는 미국 내부 반응은 이해관계에 따라 세 갈래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정치적 보호', '경제적 실리', 그리고 '전략적 무관심'이라는 세 개의 프레임이 충돌하고 있다.
우파 정치권,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박" 프레임 가동
미국 우파 진영은 이번 사태를 보안 사고가 아닌 '통상 문제'로 규정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1기때 활동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국회의 공격적 표적 수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재조정 노력을 언급하며 한국의 강경 대응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 역시 우파 매체 ‘데일리 콜러’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향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쿠팡의 보안 부실이나 유출 피해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한 채, 오로지 '자국 기업 보호'와 '한국의 부당한 규제'라는 논리를 앞세워 정치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월가 투자자 "비즈니스 본질은 견고"… 신중 모드
미국 경제권력의 핵심인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정치권의 선동이나 한국인들의 분노와는 거리를 둔 채 철저히 '실리'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 주가가 한때 18% 이상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JP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쿠팡에 대한 '매수(Buy)' 혹은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월가의 시각은 단순하고 냉정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보안 사고에 대해서도 "상당하지만 일회적인 손실"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은 쿠팡의 한국 시장 지배력과 물류 인프라가 훼손되지 않는 한,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본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변하지 않았다"는 계산 아래, 주가 하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 등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 주류 언론의 '전략적 침묵'...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
가장 이례적인 부분은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주류 언론의 태도다. 한국 언론이 연일 쿠팡의 보안 의무 포기와 기업 책임을 강하게 비판한 것과 대조적으로, 미 주류 매체들은 사실상 침묵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 언론은 CEO 사임이나 소송 제기 등 팩트 중심의 단신만을 보도했을 뿐, 사건의 심각성이나 유출 규모에 대한 심층 보도는 피했다. 뉴욕타임스는 12월 10일 CEO 사임 관련 기사 단 1개를 게재했을 뿐이고, 월스트리트저널도 동일한 기사 1개만 발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고, 블룸버그는 단순 사실 전달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무관심은 미국 내에서 쿠팡 사태가 대중적인 '기업 범죄'로 인식되기보다, 아시아 시장의 지엽적인 문제나 특정 진영의 로비 쟁점으로만 소비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 같은 미국 주류 언론의 방관 속에 쿠팡이 미국 내 대중적 비난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어막'을 얻게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결국 미국 내부의 이 같은 반응은 쿠팡의 전방위적인 로비 활동과 미국 특유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나아가 150억 원이 넘는 로비 자금이 우파 정치권의 목소리를 키우는 데 성공했고, 월가의 실리주의로 자금 이탈을 막아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제기된 주주 집단소송이 이러한 옹호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사법 체계만이 정치적 보호막과 경제적 축소 논리를 뚫고 '보안 부실'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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