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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승소사회 2026. 2. 13. 14:55

[서드앵글]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부실한 초동수사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손승우 판사)은 13일,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김 씨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는 범행 발생 약 3년 9개월 만에 내려진 국가의 책임 인정 판결이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의 수사 과정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고려했을 때 성폭력 범죄 정황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가장 기초적인 조치를 소홀히 했다.
특히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했을 것이 분명한 친언니의 진술조차 확보하지 않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사건 초기 가해자 이 모 씨는 성폭행 목적이 빠진 ‘살인미수’ 혐의로만 기소됐으며, 성폭력 범죄의 실체는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규명되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배제되고 진실 규명이 늦어짐에 따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 명백하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 의무를 명시했다.
판결 직후 피해자 김 씨를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판결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씨는 영상 통화를 통해 "살아있는 피해자라는 이유로 수사 과정에서 소외당하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미래의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판례를 남기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변호인단 역시 "국가가 형벌권을 독점하면서도 정작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는 무관심했다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된 판결"이라며 "수사기관이 피해자 중심의 수사 체계를 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가해자 이 씨는 2023년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20년이 확정된 상태다. 이와 별개로 이 씨는 구치소 수감 중 피해자에게 보복을 예고하며 협박하고 모욕한 혐의로 추가 기소되어, 지난 12일 1심에서 징역 1년을 추가로 선고받기도 했다.
이번 국가 배상 판결은 수사기관의 미온적인 대응이 피해자에게 가하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음을 법원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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