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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속 비트코인, 안전자산 포트폴리오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
    사회 2026. 3. 8. 16:40

     

    사진=AI

    [서드앵글] 2026년 봄 전 세계가 중동발 전쟁 소식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대응 공급 속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국제 유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위기 앞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혼돈의 한복판에서 과거 볼 수 없었던 기이한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과거 안전 자산의 대명사였던 금과 달러의 위상이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위험 자산의 대표 격이던 비트코인이 예상 외 가격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후 보루로서 금 가치 상승, 달러 위상은 하락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금 가격은 직전 온스당 5200달러 선에서 5400달러까지 급등했고 이후 고점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금 시세는 전쟁 발발 전 급등세를 보이다 개전 후 불확실성 해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한 바 있다. 무엇보다 당시 금은 가격 자체가 온스당 300달러 내외로 지금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도 금을 주식 시장 하락에 대응하는 보조적인 방어 수단으로만 활용했다.

     

    이와 달리 현재 금의 지위는 세계적인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공포 속 과거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실물 자산'으로서 위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이에 대해선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공신력이 크게 올라갔다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기간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쟁 전 103 수준에서 현재 107~108 선까지 급등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전쟁 불확실성 확대 속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장에선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 중이다.

     

    다만 달러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분석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일단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부터 이어져 온 미국 정부의 달러의 ‘무기화’ 영향으로 인해 중국·브라질·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 중심으로 달러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 실제 글로벌 외환보유고 내 달러 비중은 2000년 약 71%에서 현재 58% 수준까지 하락했다.

     

    달러 위상 하락에는 미국 정부의 국가 부채도 한 몫하고 있다. 2026년 기준 미국의 국가 부채는 38조 달러(한화 약 5경 6430조 원)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 같은 부채 리스크는 달러 가치를 장기적으로 훼손시키고 있다.

     

    '디지털 금’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 증대

     

    금과 달러의 위상 변화 속 또 한 가지 이목을 끄는 움직임이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다. 이란 전쟁 발발 후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며 가격이 급락했다. 2월 27일 1비트코인 당 6만 5000달러 선이던 가격은 공습 소식 직후 6만 3000달러까지 급락했다.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3월 4일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기관 자금이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원)가 유입되며 7만 1000달러 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이후 7만 400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고 현재도 7만 달러 선을 유지 중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세계 최대 사모펀드로 알려진 블랙록(BlackRock)의 IBIT에서 3월 4일 하루에만 약 3억 660만 달러를 흡수하며 전체 유입량의 60% 이상을 감당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글로벌 시장의 젊은 투자 집단 및 기관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보는 인식이 강해지며 빠른 반등세 및 가격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통해 비트코인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6만 달러와 6만 3천 달러 사이에서 거대한 매수 벽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볼 때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엘리어트 파동 상 대세 상승장 중 잠시 숨을 고르는 제4파 조정의 전형적인 마무리 패턴으로 인식된다”며 “상대강도지수(RSI)도 과매도 구간에 진입하기도 전에 유입된 강력한 저가 매수세는 시장의 펀더멘털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쟁=금/달러 매수’라 공식이었다면 이제는 금과 달러에 더해 비트코인까지로 안전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란 전쟁은 이러한 ‘3각 안전 자산 체제’가 본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자금 탈출로 된 비트코인

     

    전쟁 발발과 함께 비트코인 관련 특히 동향도 감지됐다. 전쟁 개시와 함께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예상되면서 이란 내부에서 자산을 보호하려는 수요가 암호화폐로 몰리는 현상이 포착된 것이다.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비트코인의 특성이 제재 환경에서 '탈출구(Escape valve)'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방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28과 29일 정보 통제와 자본 유출 방지 목적 등으로 국가 전체의 인터넷 접속을 99% 차단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인터넷이 일시적 복구된 시점에 이란에선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 중이던 비트코인이 단 몇 시간 사이 개인 지갑으로 이동했다.

     

    비트코인으로 자금 이동 현상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러시아에서는 1000만 달러 이상 비트코인 이체 건수가 직전년도 대비 86%가량 폭증했다. 이에 대해선 러시아 기업들이 서방의 금융 제재 강화 우려 속 국제 무역 대금 결제 목적 등을 위해 자산을 이동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선 비트코인이 개인의 투기 수단을 넘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작동하는 실질적인 ‘백업 금융망’으로 진화했음을 상징하는 방증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우리 자산을 바라보는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위기의 시대에 내 자산을 지킨다는 건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전통 금융시스템이 멈췄을 때도 온전히 내 자산 소유권 및 전송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금융주권’을 확보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폐 가치의 하락과 시스템의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일수록, 비트코인 보유는 생존을 위한 강력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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