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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MAGA, 내부 갈등으로 붕괴 신호... "불타서는 안 될 다리가 타고 있다"
    사회 2025. 12. 21. 01:15

     

    [서드앵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 보수진영의 최대 결집체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이 심각한 내부 분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열린 연례행사에서 유력 논객들이 서로를 향해 극언을 퍼부으며, 트럼프라는 강력한 개인에 기대어 유지되던 보수 연합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연단에서 터진 '우파 내전'... 셔피로 대 칼슨

     

    지난 1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한 '아메리카페스트 2025'는 보수진영의 단합 대신 파벌 간의 날 선 공방으로 얼룩졌다. 포문을 연 것은 보수 지식인 벤 셔피로였다. 그는 또 다른 유력 논객 터커 칼슨을 향해 "사기꾼", "돌팔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셔피로는 칼슨이 반유대주의 성향의 인플루언서를 인터뷰한 것을 두고 "도덕적 장애"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약 한 시간 뒤 무대에 오른 칼슨은 셔피로의 비판을 "지켜보고 웃었다"고 조롱하며, 자신에 대한 공격을 "백인 남성에 대한 편견"으로 맞받아쳤다. 이러한 공개적인 설전은 MAGA 진영 내 이념적 균열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풀이된다.

     

    찰리 커크의 부재와 '음모론'의 침투

     

    이번 행사는 지난 9월 유타밸리대 강연 중 암살된 청년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성격이 강했으나, 실제로는 그의 공백으로 인한 혼란만 가중됐다. 커크가 설립한 '터닝 포인트 USA(TPUSA)'는 미국 청년 보수 운동의 핵심 조직이었으나, 수장 사후 이념적 방향타를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행사장 안팎에서는 캔디스 오언스 등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커크의 암살 배후에 외세가 개입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유포하며 갈등을 부추겼다. 커크의 부인이자 TPUSA의 현 CEO인 에리카 커크는 "불타서는 안 될 다리가 타고 있다"며 진영 내 극단화를 경고했으나, 조회수와 수익을 노린 인플루언서들의 독자 행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이념 없는 '개인 숭배'의 한계 노출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MAGA 운동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MAGA는 정교한 보수 철학보다는 트럼프라는 인물의 카리스마에 기반한 '임시 연합'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감세와 자유시장을 중시하는 정통 보수주의자부터 고립주의자, 포퓰리스트, 백인우월주의 세력까지 혼재된 이 연합은 트럼프의 영향력이 약화되거나 포스트 트럼프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액시오스(Axios)는 "누가 진짜 MAGA인가를 두고 벌이는 '순수성 테스트'가 보수진영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고 지단했다.

     

    공화당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나

     

    정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열이 향후 공화당 경선과 중간선거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한 지역구 내에서도 파벌에 따라 서로 다른 후보가 난립하는 'MAGA 대 MAGA'의 내전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국방 예산 표결이나 대외 정책 등 주요 현안에서 파벌 간 표 갈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1일 예정된 JD 밴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연설이 분열된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국 '백사장 위의 성'처럼 세워진 MAGA 운동이 트럼프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정치 세력으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피닉스에서 분출된 조롱과 비방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미국 보수 정치권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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