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비에 기댄 쿠팡, 법치 원칙 앞에서 위기 가중사회 2025. 12. 26. 17:02

사진=대통령실 [서드앵글] 대한민국 이커머스 시장을 제패한 쿠팡이 창사 이래 최대의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3,37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쿠팡이라는 기업의 존재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벽배송 노동자의 잇따른 과로사, 퇴직금 미지급 논란, 정계 로비 의혹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팡 위기는 단순 신뢰 하락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 차원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생중계에서 쿠팡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5개월간 파악하지 못한 쿠팡의 무능함을 지적하며 "무슨 '팡'인가 하는 곳이 규정을 어기면서도 처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노동부 보고에서도 "먹고 살자고 찾아간 직장이 죽음의 장터가 되지 않게 하라"며 쿠팡의 노동 환경을 저격했다.
이재명 대통령 발언 후 정부 대응은 유례없이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매출액의 3%에 달하는 최대 1조 3,300억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사에 기록될 역대 최대 규모다. 대통령실은 성탄절 당일에도 장관급 회의를 소집해 경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 공정위의 강제조사권 부여 방안을 조율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시장에서도 반응하고 있다. 평균 1,600만명대를 유지해 온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최근 1,400만 명대로 급락했다. 입점 판매자들 역시 매출이 80% 이상 급감했다며 아우성치고 있다.

사진=쿠팡 사과보다 로비 통한 정치 압박 택한 쿠팡
한국 정부 차원의 대대적 압박과 소비자 이탈 본격화에도 쿠팡은 근본적 해결책 마련 대신 다른 곳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돈을 투자해 온 미국 정치권을 통해 우리 정부 압박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쿠팡은 2021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올해 3분기까지 현지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만 약 1,075만 달러(한화 약 159억 원)를 사용했다. 특히 2024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로비 지출을 전년 대비 2.5배 늘렸다.
이를 통해 쿠팡은 트럼프의 측근 제프리 밀러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최측근이 포진한 최고급 로비업체를 고용했고, 로비스트 숫자도 상장 당시 4명에서 현재 32명까지로 확대했다.
이 같은 로비의 영향으로 미국 정치권에선 “미국 기업의 경쟁력 제고”나 “중국 경제 위협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쿠팡 비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과 공화당 대럴 이사 하원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한국 정부의 쿠팡 규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한국을 중국이나 북한 같은 '불량국가'에 비유하며 한·미 FTA 위반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다만 이들 인사의 정치적 압박에 대해 시장에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단 오브라이언은 이미 2021년 퇴직한 민간인 신분이며, 이사 의원의 발언 역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무엇보다 쿠팡의 로비 활동을 통한 정치적 압박이 한국의 법률과 주권적 규제 결정에는 개입할 명분이 약해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오히려 한국 고객의 정보 보호와 노동 환경 개선에 써야 할 막대한 자금을 워싱턴 로비스트들의 주머니에 채워주며 정작 국내의 보안 투자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만 키우고 있다.

사진=쿠팡 국내 대관 조직도 유명무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쿠팡은 정부와 국회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며 이른바 '대관 만능주의'에 기댄 대응을 보여왔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부터 최근까지 쿠팡에 영입된 퇴직 공직자만 25명이다. 이들은 청와대, 검찰, 경찰, 공정위, 국회 출신으로 구성되어 쿠팡의 정책협력실 등 외부 대응 조직에 임원급으로 배치됐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6월에만 쿠팡은 정치권 인력 16명을 집중 영입하며 정부 강경 기조를 인맥으로 무마하려는 시도를 보여왔다.
그리고 현재 쿠팡의 국내 대관 조직은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강제조사권을 언급하고, 여당이 주도하는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쿠팡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로비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경제 형벌 합리화' 기조는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쿠팡이 이번 위기를 넘기기 위해 시도 중인 미국 정치권 활용과 국내 대관 인사 대거 영입은 오히려 ‘정직하지 못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만 덧씌우는 역효과를 냈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쿠팡이 현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미국 로비와 국내 대관 조직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투명한 책임 인정, 진정성 있는 보안 투자, 소비자 피해 보상, 노동 조건 개선 등 근본적인 기업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고 꼬집었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리핀 해군 현대화, HD현대중공업이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 (0) 2025.12.28 삼성전자 신고가, 외국인 1조 매수…코스피 4,130 돌파 (0) 2025.12.26 “윤석열, 첫 구형 10년…내란·비리·청탁으로 ‘줄소송’ 본격화” (1) 2025.12.26 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7주년 맞아 대규모 이벤트 진행 (0) 2025.12.26 K-웹툰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 일본 시장 석권 (0) 202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