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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에 플라스틱 소비 문화도 변화 조짐사회 2026. 3. 31. 18:34

사진=우아한형제들 [서드앵글] 한달을 넘어가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의 포화가 우리 식탁 위 플라스틱 용기까지 걷어내고 있다. 과거 ‘착한 기업’의 상징이었던 환경 보호 활동이 이제는 고유가와 원자재 부족 사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절박한 ‘생존 전략’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31일 발표한 ‘플라스틱 저감 캠페인’은 현재 기업들이 처한 위기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배민은 4월부터 다회용기 이용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과 제주 서귀포 등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지구의 날’을 맞이한 친환경 캠페인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유가’라는 현실적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전쟁 여파로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나프타(납사) 가격이 폭등하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일회용기 단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배민 측은 “불안한 중동 정세로 일회용 비품의 단가 인상이 우려되는 만큼, 외식업주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배민이 도입한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은 지난해에만 약 383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전쟁으로 물류비와 원자재비가 동반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자원 절약’은 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 모두에게 포기할 수 없는 실익이 됐다.
나프타 품귀에 정부는 수출 제한 검토, 기업은 ‘플라스틱 제로’
상황은 배달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27일 나프타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동 사태로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면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물론 각종 포장재 품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미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들도 사내 문화부터 빠르게 바꾸고 있다. 주요 대기업 본사 사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다회용 컵 순환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제조업계 역시 플라스틱 소재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종이 빨대 전환이나 무라벨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과거에는 ESG 평판을 위해 ‘느긋하게’ 준비하던 과제들이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당장 해결해야 할 과업’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가 질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이미지를 제고하는 ‘그린워싱’에서 벗어나, 자원 고갈 위험에 대응하는 ‘자원 안보’ 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일회용품은 더 이상 ‘저렴하고 편리한’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다회용기 시스템 구축에 드는 초기 비용보다 일회용품 수급 불능으로 인한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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