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트럼프는 왜 베네수엘라를 공격하려 하나?사회 2025. 12. 22. 16:46

미 해군 항공모함 [서드앵글]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으로 중동에서의 장기적 군사 개입을 반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작 미국의 '앞마당'인 라틴아메리카에서 전쟁 불사론까지 언급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마약 밀매 소탕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압박은, 사실상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붕괴를 목표로 하는 '포함외교(Coercive Diplomacy)'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의 전쟁을 통해 실제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전면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아봤다.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펜타닐 중독 사망자 가족들과 만난 트럼프. 사진=백악관
트럼프의 진짜 목표는 마약 공급 중단? 정권 교체?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나서며 밝힌 표면적 이유는 마약 밀매 소탕이다. 펜타닐을 포함한 불법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매년 7만 명이 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그 핵심 공급처가 베네수엘라라는 것이 트럼프 주장이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태양 카르텔(Cartel de los Soles)'이 마두로 정권의 지원을 받으며 마약을 생산·유통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2024년 500만 달러였던 마두로 체포 현상금을 올해 5000만 달러로 10배나 올리기도 했다.
다만, 다수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명분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제1의 코카인·펜타닐 생산국이 아님에도 마약 소탕을 목적으로 항공모함 전단과 F-35 전투기, 1만여 명의 병력을 파병한 것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으로 향하는 코카인의 75%가 태평양을 통해 운반되며, 카리브해 경로는 전체 유통량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많은 전문가가 트럼프의 진짜 목표가 마두로 정권의 붕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즈 역시 바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마두로가 항복할 때까지 계속 배를 침몰시킬 거고, 똑똑한 사람들은 (마두로가) 항복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세계 석유 매장량 순위. 사진=GS칼텍스
베네수엘라 석유가 진짜 동기일 수도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선 이유가 결국 석유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와 관련 12월 16일 트럼프는 “그들이 우리의 모든 에너지 권리를 빼앗아 갔다. 석유도 모두 가져갔고요. 우리는 그것을 되찾을 겁니다”라고 발언하며 현지 석유에 대한 야욕을 감추지 않기도 했다.
트럼프가 이 같이 말한 지정학적·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이다. 대부분의 석유가 진흙 등에 섞인 중질유라 건조한 사막지대인 중동 대비 시추 비용이 많이 드나 매장량 자체는 베네수엘라가 세계 제일이다.
또한 베네수엘라는 1976년 석유 산업을 국유화했는데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이 약 50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본 바 있다. 국유화 이전까지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의 70% 이상을 관리해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베네수엘라는 하루 평균 35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데 이 중 절반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서라도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가져올 필요가 있다.
아울러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압박이 자국 정치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한 플로리다주(州)는 베네수엘라 출신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반(反)마두루 성향의 보수 성향 유권자로 지난 2024년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했었다.
즉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세가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내 친미 국가들이 마두로 정권에 대해 강경 입장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내고 이를 통해 플로리다 내 베네수엘라 유권자 포함 남미 출신 보수성향 지지자들의 지지를 확보할 동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미 해군 창설 기념식 날 항공모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트럼프는 전면전까지 결심할까?
미국이 현재의 군사적 압박에서 나아가 베네수엘라와 전면전까지 펼칠 가능성에 대해선 낮지만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트럼프가 “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선 다수 군사 전문가가 전술적 블러핑(Tactical Bluffing)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로는 일단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배치한 1만여 명의 병력이 실제 침공에 필요한 군사력에는 크게 못 미치는 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쟁 게임 연구소(CSIS) 분석에 따르면, 성공적인 상륙 작전에는 최소 5만 명이 필요하며, 이상적으로는 15만 명이 필요하다.
미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단독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국제적 정당성 문제에도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이와 관련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멕시코의 셰인바움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으며, 유엔 사무총장도 긴장 완화를 요청했다.
트럼프가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으로 당선까지 됐고 집권 후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불개입’을 표방해 왔는데 갑작스레 라틴아메리카에서 전면전을 시작할 경우 미국 내부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면전이 개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그 경우에 대한 시나리오도 검토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일단 미군이 실제 전면전을 시작하면 F-35 스텔스 전투기를 위시한 항모 전단 공군력 및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한 공중공세가 펼쳐지고 전쟁 초기 베네수엘라 제공권은 미군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지상군이 투입되면 러시아제 노후 장비로 무장한 약 30만 명 규모의 베네수엘라 병력으로서는 이를 방어해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목할 부분은 전쟁 막바지 베네수엘라군의 게릴라 전쟁이 본격화되면 상황이 급반전 될수 있다는 것이다. 열대 우림에서 게릴라전 및 시가지 혼란화 전략이 시작되면 이는 미군에게도 악몽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다수 전문가는 미국이 직접적인 군사 투입보다는 현재와 같은 압박 전술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지난 16일 베네수엘라를 출입하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선언했고, 10일과 20일에 이미 두 척의 유조선을 나포한 바 있다.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사면초가 위기에 빠진 마두로. 사진=베네주엘라 대통령궁
벼랑 끝 마두로, 어떤 선택도 쉽지 않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일단 3~6개월 사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이 급감하고 그로 인한 외화 벌이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6~12개월이 지나면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고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마두로 정권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의 핵심 지지세력인 군과 경찰 지도부의 이탈 가능성도 높다.
현재 상황이 1년 이상 장기화될 경우 정권 교체 등 베네수엘라 내 정치적 변화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예측된다.
마두로 입장에선 주변국 및 중·러 등 반미 성향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도 힘든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파라과이 등 친미 국가에선 이미 마두로 정권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데 동의했다. 반미 또는 중립 성향의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평화적 협상을 말로만 외치거나 현 상황을 지켜만 볼 뿐 직접적인 개입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유엔에서도 국제법을 근거로 양국 협상을 언급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항 세력으로 거론돼 온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이번 군사 행동에 대해 말로만 강경 입장을 내놓을 뿐 실질적인 군사 지원 등의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두로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항복하고 떠나기’ ‘지속 항전하기’ ‘미국과 재협상 하기’ 등 3가지가 있다.
이중 첫 번째는 본인에 대한 미국 측의 안전보장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라 쉽게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역시 경제 악화에 따른 군부 이탈 가능성이 커 마두로 입장에선 고르기 힘든 카드다. 결국 마두로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미국과 재협상 뿐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마두로 붕괴 또는 체포"라는 트럼프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은 국제법과 국제 질서를 자국 우선주의 아래로 두는 경향을 자주 보여줘 왔다. 사진=백악관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마두로 정권의 추출 또는 붕괴에 따른 베네수엘라 내 새로운 친미 정권 수립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국제 사회에 적잖은 파열음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아무리 13년 장기 집권 중인 독재국가라 해도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며 타국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감행하고 이를 통해 해당국 정권 교체까지 이끌어 낸다면 이는 미국 스스로 국제법의 무용함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세계 질서가 과거와 같이 국제법 아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미국의 실질적 대항 세력으로 거론돼 온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태에서 선언적 발언만 쏟아낼 뿐 그 어떤 직접 행동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일극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국제법을 무시하는 미국의 패권적 행보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풍·MBK파트너스, 고려아연 유상증자 '경영권 방어 목적' 이라 재차 지적 (1) 2025.12.22 [What] 민주당은 '절대 불가', 법조계 '필요하다' ...'보완수사권'이 대체 뭐길래? (0) 2025.12.22 중국, 기준금리 7개월 연속 동결...경제 둔화 속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 유지 (0) 2025.12.22 특검, 이준석 9시간 조사…공천 개입 의혹 기소 여부 촉각 (0) 2025.12.22 검은사막 신규 클래스 ‘세라핌’, OST와 뮤직비디오로 세계관 확장 (0)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