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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견종 백과] 전설의 추적자, '블러드 하운드'... 억울한 눈망울 뒤 숨겨진 '천만 불짜리 코'
    반려동물 2026. 2. 9. 12:05

     

    [서드앵글] 바닥까지 늘어진 긴 귀, 얼굴 전체를 덮은 깊은 주름, 그리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처럼 처진 눈망울. 블러드 하운드(Bloodhound)는 특유의 슬픈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후각을 가진 견종이다. 이들은 화려한 외모보다는 실용적인 추적 능력으로 인류 역사에 기여해 왔으며, 한번 맡은 냄새는 끝까지 추적해 내는 집요함을 지닌 '후각의 마술사'다.

     

    블러드 하운드의 역사

     

    블러드 하운드의 이름에는 ‘피(Blood)’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어 사나운 개로 오해받기 쉽지만, 사실 이 이름은 ‘혈통(Blooded)’에서 유래했다. 즉, '귀한 혈통을 지닌 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견종 중 하나인 이들의 기원은 7세기경 벨기에의 성 휴버트 수도원에서 사육되던 ‘성 휴버트 하운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도사들은 사냥 능력이 뛰어난 개들을 엄격하게 선별하여 육성했는데, 이것이 현대 블러드 하운드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었다. 11세기 정복왕 윌리엄에 의해 영국으로 건너간 이들은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사슴이나 멧돼지를 쫓는 사냥개로 활약했다.

     

    15세기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 시기 원정대와 함께 넘어와 원주민 추격 등 군사적 용도로도 활용된 어두운 역사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의 원종보다 조금 더 가볍고 민첩하며, 미국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잘 견디는 현대적 의미의 ‘아메리칸 블러드 하운드’ 기틀이 마련됐다.

     

    19세기 서부 개척 시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범죄 수사 분야에 투입됐다. 당시부터 미국 법 집행 기관들은 블러드 하운드의 추적 능력을 공식적으로 활용했고, 이들의 추적 결과는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만큼 독보적인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사진=픽사베이

    블러드 하운드의 특징

     

    블러드 하운드의 외형은 오로지 '냄새를 더 잘 맡기 위해' 진화한 결과물이다.

     

    인간보다 약 40배 이상 많은 후각 세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며칠이 지난 냄새나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흔적도 찾아낼 수 있다. 바닥에 닿을 듯 긴 귀는 땅 위의 냄새 입자를 코쪽으로 쓸어 올리는 빗자루 역할을 하며, 얼굴의 깊은 주름은 냄새 입자를 가두어 코에 집중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한 블러드 하운드는 사냥감을 빠르게 낚아채기보다는 지치지 않고 수십 시간 동안 추적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지녔다.

     

    그럼에도 성품은 온순한 편이다. 겉모습은 다소 엄격해 보일 수 있으나, 성격은 매우 다정하고 수줍음이 많다. 아이들과도 잘 지내며 공격성이 극히 낮아 가정견으로서의 자질도 충분하다.

     

    다만, 고집이 매우 세고 한 번 냄새에 집중하면 주변의 부름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초보 견주에게는 훈련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에서 블러드 하운드

     

    국내에서 블러드 하운드는 반려견보다는 특수 목적견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1990년대 이후 경찰견이나 소방 구조견으로 도입되어 산악 실종자 수색 및 범죄 수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일반 가정에서 반려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이는 성견 기준 40~50kg에 육박하는 거대한 체구와 특유의 우렁찬 울음소리(Baying) 때문이다. 또한 활동량이 워낙 많아 아파트 위주의 한국 주거 환경에서는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다만 최근들어선 대형견을 선호하는 애견인들 사이에서 이들의 순박한 매력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블러드 하운드를 사랑한 유명인과 대중문화

     

    블러드 하운드는 대중문화 속에서도 친숙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월트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플루토’와 애니메이션 '레이디와 트램프'에 등장하는 은퇴한 추적견 ‘트러스트’이다.

     

    이 뿐 아니다. 블러드 하운드는 미국의 전설적인 보안관들과 함께 범죄자를 소탕하는 영웅적인 모습으로 서부극이나 수사물에 단골로 등장하며 '정의로운 추적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반려 시 고려해야 할 주의점 및 건강 관리

     

    블러드 하운드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우선 긴 귀 때문에 외이염에 걸리기 쉽다. 또한 얼굴 주름 사이에 먼지나 침이 고여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매일 닦아주어야 한다.

     

    또 입 주변 근육이 느슨해 침을 많이 흘리는 편이다. 외출 시나 실내 청결을 위해 수시로 닦아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형견의 고질병인 고관절 형성 부전과 급하게 먹을 때 발생하는 위확장-염전(GDV, 고창증)도 주의해야 한다. 식사는 천천히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식후 바로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산책 시에는 리드줄이 필수다. 후각 본능이 워낙 강해 흥미로운 냄새를 맡으면 보호자의 통제를 벗어나 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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