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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견종 백과] ‘잉글리시 세터’ 들판의 신사에서 반려견의 귀감으로반려동물 2026. 2. 20. 16:43

[서드앵글]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장식털과 은은한 반점 무늬, 그리고 조각처럼 매끈한 옆모습. 잉글리시 세터(English Setter)는 그 품격 있는 외모와 온순한 성품 덕분에 ‘에드워드 시대의 신사’ 혹은 ‘견종계의 귀공자’로 통한다. 하지만 이들의 정적인 아름다움만 보고 안락한 거실의 장식품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들은 수백 년간 광활한 들판을 달리며 사냥감을 찾아내던 강인한 체력과 예민한 감각을 지닌 베테랑 조렵견이다.

잉글리시 세터의 역사
잉글리시 세터의 이름인 '세터(Setter)'는 사냥감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 낮게 엎드려(Setting) 사냥꾼에게 위치를 알리던 독특한 습성에서 유래했다. 과거 총 사냥이 보편화되기 전까지 유럽에선 사냥의 주 도구가 그물이었고, 세터는 사냥꾼이 그물을 던지기 용이하도록 사냥감 앞에서 몸을 납작 엎드리던 습성이 있었다.
세터의 역사는 400여 년 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16세기경 스페인 포인터와 각종 스파니엘이 교배되며 세터 계열이 만들어졌고, 그 가운데 하나가 오늘날 잉글리시 세터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잉글리시 세터의 모습은 19세기 영국 사육가들에 의해 완성됐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에드워드 라베락(Edward Laverack)은 35년간의 체계적인 번식을 통해 우아한 외형의 '라베락 세터'를 완성했다.
이후 퍼셀 루엘린(Purcell Llewellin)이 사냥 능력을 극대화한 ‘루엘린 세터’ 계통을 확립하며, 쇼 독과 필드 독 두 계열에서 모두 정점을 찍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작업계 잉글리시 세터를 ‘루엘린 타입’으로 부르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잉글리시 세터의 특징
잉글리시 세터는 그들만의 독특한 외형적, 성격적 특징으로 전 세계 애견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잉글리시 세터의 가장 큰 특징은 '벨튼'이라 불리는 독특한 반점 무늬를 뽑을 수 있다. 흰 바탕에 블루, 오렌지, 레몬, 리버(갈색) 등 다양한 색상의 미세한 반점들이 흩어져 있어 마치 수채화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조렵견 출신답게 균형 잡힌 근육질 몸매를 지녔으며, 긴 다리를 이용한 넓은 보폭으로 크고 우아한 걸음걸이를 보여준다. 어깨높이는 약 61~69cm 정도이며, 조렵견 답게 지치지 않는 스테미나를 자랑한다.
성격은 귀공자란 별명 답게 매우 다정다감하고 침착한 편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이나 다른 동물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성을 지니고 있어 최고의 가정견 중 하나로도 손꼽힌다.
다만, 지능이 높고 보호자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보니 그만큼 마음이 여려 강압적인 훈련에는 쉽게 상처를 입는다. 이에 칭찬과 보상을 기반으로 한 긍정 교육이 필수적이다.

한국에서 잉글리시 세터
국내에서 잉글리시 세터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문 사냥꾼들 사이에서 '명품 조렵견'으로 통하며 주로 야외 실외견으로 사육됐다. 최근에는 대형견을 선호하는 반려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특유의 우아함과 온순함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이 많아졌다.
한국의 주 거주형태인 도시의 아파트 환경에서는 이들의 엄청난 활동량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파괴적인 행동을 보일 때도 있다. 이로 인해 한때 키우기 힘든 견종으로 평가 받기도 했으나, 충분한 산책과 야외 활동이 보장된다면 그 어떤 견종보다 키우기 수월한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가 되는 반전 매력도 보여준다.

잉글리시 세터를 사랑한 유명인
1930년대 미국 헐리우드 영화계의 왕이자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배우인 클라크 게이블은 열렬한 잉글리시 세터 애호가로도 유명했다. 그가 반려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은 당시 세터의 인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국 대통령 중에선 허버트 후버 대통령 등이 백악관에서 잉글리시 세터를 키우며 이들의 영리함과 충성심을 증명했다.
아울러 18~19세가 영국의 사냥 회화에는 포인터와 함께 잉글리시 세터가 자주 등장하는데, 화려한 깃털 장식의 사냥개 상당수가 잉글리시 세터로 전해진다.

반려 시 고려해야 할 주의점 및 건강 관리
잉글리시 세터는 귀가 처져 있어 외이염에 취약하다. 특히 활동량이 많아 귀 내부에 이물질이 들어가기 쉬우므로 주 1~2회 정기적인 세정이 필요하다.
대형견 특유의 유전 질환인 고관절 형성부전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어릴 때부터 과도한 점프를 자제시키고 적절한 체중 관리를 통해 관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피모 관리에 있어서 '페더링(Feathering)'이라 불리는 긴 장식털이 쉽게 엉키고 나뭇가지 등이 잘 걸린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매일 빗질을 해주지 않으면 피부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리도 요구된다.
드물게 유전적인 난청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강아지 시기에 소리에 대한 반응을 면밀히 체크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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